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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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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는 밤하늘의 별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름밤 옥수수를 먹으면서 하늘을 보면 꼬리를 끌고 가는 유성이 보인다. 늦가을엔 청색벨벳에다 보석을 던져둔 것 같이 빛난다. 여름에서 가을로, 겨울로 별들은 자리를 옮겨 여행을 지속한다. 한의학 역시 유성과 보석이 있을 수 있으며 시간을 따라 여행 중이다. 최근 한의대 조교로 남으려는 한의사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동기야 어찌되었건 간에 한의사로서의 정체성 훼손 없이도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한의사의 역할에 충실한 인재로, 연구자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한의학에는 연구할 자료들이 많다. 임상가들도 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 때가 있은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재원들이랴! 기대가 크다. 진료 틈틈이 나는 이런연구들을 상상한다. -시력향상 아이들이 자라는 시기가 바로 이런 중요성을 지닌시기이다. 사람의 일생 중 엄마의 태중에 있는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시력은 태어난 이후에 확인할 수 있음으로 결국 시력이 발달하는 결정적인 나이까지가 소아들의 시력을 개선할 수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가설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좀 가혹하지만 이런 연구방법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신경 발달의 어느 시점에서 시신경 손상을 유발한 쥐 몇 마리를A·B 그룹으로 나눈 후 A그룹은 한약과 사료을 먹이고 B그룹은 사료만 먹여서 경과를 확인하여 검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쥐의 뇌혈류량을 잴 수 있다면 시신경으로 유입되는 혈액량을 A군과 B군으로 나눠 조사해서 비교해보는 방법도 좋겠다.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이유는 뇌 손상을 입거나 정신지체로 진단된 아동의 치료과정에서 겪은 일화들 때문이기도 하다. 뇌성마비 아동 중에 안구(눈 자체)는 정상이나 시신경의 문제로‘盲’진단을 받고 전형적인 시각장애인의 모습을 한 아동이 있었다. 이 중 두 명을 제외하고는 뇌발달 치료를 하던 3~7세 사이에 시력을 갖게 되었는데, 이 결과가 나이에 따른 것인지 뇌에 대한 한약의 영향인지 불분명하다. -소아유뇨 소수를 제외하고는 치료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도 오 랫동안 고통과 불편을 겪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六味地黃湯가감방이나 蔘湯을 과립이나 정제 형태로 개발하여 일정기간 복용하게 하므로 소변 참는 시간을 늘려서 아동의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도록, 일상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도우면 좋겠다. 기존의 양약 치료제들과 비교실험을 해서 효과와 부작용을 검증하고, 비교우위에 있다면 치료제 비용을 낮추고 복용방법이 간편해지는 데까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청소년의 빈혈 또 임산부 중에도 빈혈 증상이 있어 치료가 필요한 사례가 더러 있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철분제제빈혈치료약은 복용 후 설사나 변비가 쉽게 초래되어 뒤끝이 찝찝하다. 팔물탕이나 궁귀탕을 산제와 정제로 개발해서 기존의 치료제들과 효능 및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 대안이 될 만한 한약이 없을까? 부인과 교수님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해볼만 할 것 같다. 진통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통증 조절이 되면서 위장관에 대한 부작용이 적은 정제타입의 한약이 개발되면 활용도가 높을 것같다. 예를 들어 蟠散처럼 비위가 虛冷한 여성이 복용할 수 있는 類의 약물이라면‘부작용이 적은 월경통치료제’로 환영받지 않겠는가? -溫故而知新 체질과 변증을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질병 혹은 증상 자체도 같은 비중으로 고려되길 바란다. 증상과 질병에 따라 복용자 60%가 만족하는 약물과 이보다 더유효한 수준의 맞춤형 처방은 병행되어 발달함이 바람직하며, 맞춤형 처방이라는 미명하에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醫家와 설이 난무하는 현상이 자제되었으면 좋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한의사는 16세기 허준과 무엇이 같아야 할까? 어떤 사람은 한의학을 이해하는 데서 같아야 한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허준이 그 시대의 needs와 후세대의 앞길을 밝혔던 바로 그 점에서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 시대의 needs와 후세대의 앞 고등학교 시절 유학생이던 친척으로부터‘현실은 이상과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이다’는 편지를 받았다. 이상을 향해 현실을 차분히 밟아가는 연구자들의 숱한 고민과 노력이 11월 밤하늘의 청아한 별빛처럼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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