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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혁용 회장 “국가 방역체계에 한의약 참여해야” (원문링크)
  • 날짜 : 2020-02-07 (금) 09:38l
  • 조회 : 1,02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한의약 참여 재차 강조
“사스 이후 中정부도 코로나 치료에 중의약 적극 활용”
“한의약 참여 위해 의료체계 바뀌어야…우리 스스로부터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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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지난 5일 대전 동구 청소년자연수련원에서 열린 ‘2020 전한련(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 겨울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있어 한의약 참여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한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한의약치료 참여 제안 긴급기자회견 이후 일주일 만에 국가 방역체계에 있어 한의약 참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설명한 것이다.

 

2002년 사스 중의약 병행치료 효과

 

최 회장은 이날 전한련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지난 2002년 겨울 중국 광동성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발병했다. 사스를 처음 발견했을 때 사람들은 괴질이라 불렀다”면서 “그때 중국 정부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한 모든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사스를 치료했다. 당시 중국의사들이 활용한 지식, 경험 안에는 중의학도 포함돼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들은 제일 먼저 광범위한 항생제를 썼고, 그 다음으로는 고농도의 스테로이드를 썼다. 그 다음에는 한약도 썼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에는 한약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스를 치료한 방식 차이에 따라 중국 북경과 광동성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북경위생국은 전염병 치료병원에서만 사스를 치료하는 바람에 환자에게 한약을 쓰지 않았고, 광동성은 사스 환자에게 있어 한약도 병행치료 했다.

 

최 회장은 “그 결과 광동성보다 북경에서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북경에서 사스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며 “사스의 중서결합의 치료 효과에 대한 WHO 전문가 토론이 그 자리에서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토론 결과 중의약 병행치료를 통해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고, 간과 신장 등의 합병증이 줄었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사스에 대한 중의약 치료 효과가 입증이 되면서 중국정부도 전염병 관리 프로세스에 중의약을 넣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도 중의약을 넣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도 발 빠르게 중의약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이원화 된 의료체계가 한의약 국가 참여 장벽

 

최 회장은 실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에서도 감염병 진료 경험이 많은 중의학 전문가들이 우한 지역에 파견됐으며, 지난달 21일에는 1차로 파견된 전문가들이 중환자실 입원 환자를 포함한 60여명의 환자를 진찰해 증상?설진?맥진 정보를 수집 후 전문가 논의를 거쳐 중의진료지침 초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중의진료지침은 중국 정부에서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진료방안(제3판)’에 포함됐으며, 이후 현지 중의사들에 의해 추적 관찰되면서 중의진료지침이 일부 수정, 보완돼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진료방안(제4판)’이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장관 주재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보건의약단체 협의체 회의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중국이 중의약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한국 한의사도 국가 방역 체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의약 치료 참여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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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의 한의약 치료 지침 마련을 위해 한의사의 직접 진찰 참여와 확진 및 의심환자에 대한 한의약 치료 병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한 발이라도 국가 방역체계에 한의약을 집어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이원화 된 국내 의료체계로 인해 한의약 진입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중국에서는 중의대 졸업자도 수술을 할 수 있고 X-ray를 쓸 수 있으며, 화학약제를 쓸 수 있다. 서의대 졸업자도 침과 한약을 쓸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사가 침 쓰면, 한의사가 양약을 쓰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00년 전만 해도 가능한 모든 도구를 통해 눈앞의 환자를 치료했지만, 현재 한의사에게는 여전히 한약과 침이라는 도구만 주어졌다. 과거 한의대에서도 한약과 침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도구의 전문가로서만 한의사를 양성하고자 했었다. 같은 시기 중의학은 모든 도구를 잘 사용하되 전통의학을 전문적으로 쓰는 전문가로서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의사 역할 하려면, 통합의사로서 정체성 확립해야”

 

최 회장은 결국 한국 한의사가 의사 지위에 걸맞은 역할을 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한의사가 아닌 통합의사로서 정체성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의학에 중의학을 활용해서 득을 보면 ‘중의우세병증’이라 여기는 중국처럼 한국 한의학도 통합의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중국 최대 중의병원인 광안문병원의 입원환자 1위는 소아폐렴”이라면서 “이들은 X-ray, 항생제, 링겔 처치 등 양방치료 다하면서 추가로 중의약 치료를 한다. 그러면서 중의치료 한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 또한 한약과 침만 배워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한의사의 역할 영역 확대에 대해서도 “우리가 양방에서 쓸 수 있는 것 중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건 다 가져와야 한다”며 “최근 법원, 검찰으로부터 CO2 레이저, 리도카인 등을 쓸 수 있다고 판결 받았다. 한방의료행위를 위해서 보조적 수단으로 양약을 써야한다면 써야한다. 환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양약을 썼다. 당연히 합법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최 회장은 X-ray 등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도 한의사들이 더 많은 의료기기를 써서 사회적 통념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의협에서는 프락셀레이저나 체외충격파치료기, 포터블 X-ray에 대한 사용 운동도 올해 준비 중에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미래의 의료 시스템에서 국가가 사주지 않는 의학은 도태되는 만큼, 한의사가 가진 가능한 모든 것을 국가에 팔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1980년대 서울 감기 환자의 20%는 한의원에서 인삼패독산 같은 감기약을 지어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감기에 걸리면 다 내과나 소아과, 이비인후과로 간다. 그 때나 지금이나 감기 치료제가 없기는 마찬가지고, 그렇다고 우리가 감기 치료 실력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가지 차이는 보험 때문이다. 한의원에 가면 감기약이 몇 만원인데 의원은 몇 천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건강보험에 적용이 안 되면 오히려 국민들이 신뢰를 안 한다. 옛날과 달리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정부가 안 사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의료시스템 내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한의사가 가진 모든 행위와 도구를 국가에 팔아야 한다는 점이고, 그 시작이 첩약 급여화다. 가능한 모든 것을 정부에 팔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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