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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질문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09-04-21 (화) 15:47 조회 : 8088

627940185_6d51941f_B9E9C0BAB0E6.jpg五遲五軟五硬아동의 진료는 주로 아동 관찰과 부모상담을 통해 이뤄진다. 대부분의 부모는 30~40대이고 간혹 20대나 50대도 있는데, 10년을 간격으로 세대들간의 질문내용이 다르다.

40대 이후 부모는 주로 약물의 효과와 관련된 질문을 한다. 그러나 그 이하로는 안전성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한다. 최근 몇 년간의 경향을 볼 때 효과에 대해서건 안전성에 관해서건 확립된 증거가 없으면, 앞으로의 세대들은 처음부터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가 하는 질문 중에는 조금 난처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질문하는 이들은 그래도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하여 원장이 당황하며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거나 껄끄러워할 게 아니라 환자 혹은 환자 보호자측의 입장을 헤아려서 유연한 대처를 하면 좋겠다.

질문1.한약을 먹으면(간(혹은 콩팥)이 나빠진다는데요?
아동은 약인성간손상의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낮기도 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진료시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가족력을 확인함은 물론 최근의 약물 복용내용을 확인한다. 또 한약 복용 전후의 임상증상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거나 간기능 검사를 의뢰함으로써 중대한 부작용과 불필요한 오해를 미리 차단하는게 좋다. 더러는 거주지근처의 소아과나 내과에 가서 검사를 받도록 간기능 검사항목을 써주기도 한다. 선천적인 기형이나 신부전으로 문제가 있었던 환아들이 있었는데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하면서 1~3년 한약을 지속 복용했었다. 한약 자체로는 간독성이나 신장독성 부작용 사례가 거의 없었음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대신 다른 약과의 복합투여 결과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준다. 사례가 증명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굳이‘맞다, 틀리다’를 논하지 말고,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언급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그보다는 혈기가 왕성하지 않는 아이들이 오히려 머리가 나빠질 수 있음을 말해야 한다. 실제로 빈혈이 오래 지속되면 아이들의 IQ가 떨어진다. 이런 사례가 있다면 나도 좀 만나고 싶다. 유전이나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머리카락이 희어진 시점이 한약 복용과 개연성이 높은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다. 혹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원리에 의해서인지, 어떤 약재의 어떤 성분에 의해서인지가 궁금한데, 아직까지 나나 내 주변의 동료들조차 이런 사례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도통 알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이 40년간 매년 보약을 복용했지만 죽을 때 고생 않고 죽었고, 어떤 사람은 평생 보약을 한 두번 먹었지만 죽을 때 고생했다면 과연 그 이유가 보약하고 관련이 있을까? 또 어떤 사람이 보약을 자주 복용했는데 죽을때 고생을 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다 그럴까? 논리학에서 말하는 인과관계의 해석 오류, 일반화의 오류들을 경계해야 한다.‘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는 일’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보통은 부모보다 자녀가 나중에 죽는데, 먼저 죽는 부모가 염려한들 무슨 의미가 있으며 지금 당면하고 있는 걱정도 태산인데 안 해도 될 걱정까지 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라고 되묻는다.

한약의 품질관리는 제약회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국산 한약재든 수입 한약재든 상관없이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일본 수준만큼 되기를 희망한다. 중금속에 대해서는 지난 몇 년간 계속해서 시험을 의뢰했다. 시험성적서 결과는 매년 더 좋았고, 나는 내가 복용하는 한약의 중금속을 걱정하지 않는다. 한편으론 제약회사에 Q.C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의 품질관리능력이 아직 아쉽지만, 과도기 중에는 식약청만이 아니라 개원한 한의사들의 자구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는 제약회사나 연구기관에 의뢰하여 받은 결과지(중금속, 잔류농약, 환경호르몬 검사지)를 보이고, 간단히 설명해준다.

중국산도 있고, 베트남이나 타 국가가 산지인 약재도 있음을 분명히 알린다. 수정과에 들어가는 계피가 우리나라에 자생하지 않은 식물이라 다 수입품이라고 하면 부모들은 곧잘 이 상황을 이해한다. 안전함의 기준은 국산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더러는 부모의 질문 밖에서 갈등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항생제를 복용해서 간수치가 정상범위 밖으로 올라가 거나 독성간염이 초래된 아동들이 있었다. 항생제가 든 양약을 오랫동안 복용해도 낫지 않아 한의원에 온 아이중에는 이미 항생제로 간이 나빠진 상태에서 한약을 복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문진표의 활용만이 아니라 LFT를 의뢰하는 게 환자와 원장 모두를 보호하는 길일 것이다.

감기약이라고 하는 것 중에는 항생제도 들어있고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 등등이 들어 있다. 적어도 항생제에 대해서는 한약과의 복합투여를 매우 신중히, 또는 복합투여 자체를 않는게 안전하다고 본다. 항생제를복용하고도 대변의 모양이나 색이 정상이라면 항생제와의 병행을 일부 허용하기도 한다.

동료들간에 불편한 질문이 되겠으나 어떤 처방을 했는지 물어볼 수 있으면 물어서 확인하는게 좋다. 확인이 어렵다면 이 역시 분리하는게 낫다. 다른 한의원의 처방을 마저 다 복용한 이후에 본 한의원의 약을 복용토록 하거나 아니면 순서를 바꿔서 하도록 할 수도 있다. 특정분야만 진료하는 경우에는 아동의 증상의 경중을 보고 약물 투여 이후의 경과를 대략 예측하여 대답할 수 있을 것이며,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치료효과에 대한 평가를 하므로 안정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진료한 경험이 누적되지 않으면 답변이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초보 한의사나 해당 분야의 경험이 부족한 원장은 경과 관찰을 진지하게 하거나 다른 원장의 경험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익혀야 한다. 환자(보호
자)는 치료목표가 애매하고 경과에 대한 예측이 모호할경우 치료를 주저한다. 이 대답을 해야 할 때가 같은 부모로서 참 힘들다. 게다가 내가 맨 처음으로‘당신의 아들(혹은 딸)은 이러이러한 장애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환아의 보호자는 한의원을 떠난다. 왜 그러한가? 부모들은 자녀를 장애아로 진단한 첫 기관에 대해 부정적이다.

심지어 서울대병원 등과 같이 권위 있는 기관의 검사결과일지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다른 병원을 돌아 다니면서 사실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훗날 현실을 수용하게 되더라도‘상처를 준’그 의료기관에 다시 가기를거부하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찾아오더라도 치료의 좋은 시기를 놓친 2~3년 후에야 오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1~2급 장애일 때는 장애임을 확실히 알린다. 3급 장애라면 개선의 여지가 있으므로 장애를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다.

난처한 질문을 대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해야 한다. 안전성과 관련한 질문은 답변을 흐지부지하거나 미루지 말고, 가능한 빨리 대답하는게 좋다. 그러나 장애와 같은 무거운 주제는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언급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한약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하느냐?’와 같이 본질적으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 그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더러는 내가‘아’라고 말을 했지만, 상대방이‘어’라고 들었을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즉 반응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곤란해 보였던 환자(보호자)의 질문은‘입장을 바꿔 느껴보기’의 연습으로 대부분 극복이 되어 차차로 곤란하지 않은 질문이 된다. 마지막으로 간혹 환자(보호자)가 문제에 비해 너무 낙관적이거나 너무 비관적이라 난감할 때가 있을 수있는데, 이때는 공손히 문제의 심각함을 일깨워주거나 반대로 낙관적인 결과가 잠재해 있음을 말해주므로 서로의 인식 차이를 줄여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모범답안이 아니라 그저 한 개인의 생각이다. 많은 한의사들이 위에 나열한 질문을 받고 있다면, 한의사

내에서의 논의를 해봄직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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