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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비인후피부과] 종기 잘못 다스리면 죽을 수 있다
글쓴이 : 전산실 날짜 : 2012-12-11 (화) 14:06 조회 : 5730

 문종은 효성이 지극하기로 유명한 임금이다. 세자 때부터 심한 종기로 고생했는데도, 아버지께 드릴 약을 직접 맛보고 수라상 보살피는 일을 친히 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병약함에도 불구하고 병중에 있는 아버지 세종의 식사와 복약을 몸소 챙기는 지극한 효성은 훗날 사가들의 칭송을 받게 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문종 자신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됐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문종은 어린 세자 시절부터 앓았던 종기로 평생을 고생하다 사망하게 된다. 왕조실록 곳곳에 문종이 앓았던 종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곪아 터진 종기 뿌리의 크기가 엄지손가락만 한 것이 여섯 개나 나왔다고 하니, 그 정도가 자못 심각했다고 할 수 있다.

 마침내 문종을 사망하게 한 결정적인 원인은 이 악성종기였는데, 그 전개 과정이 심상치 않다. 문종이 사망하기 4일 전 기록을 보면, 우승찬 허후가 문종의 병증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종기가 한랭한 음식을 많이 먹어서 기혈의 운행이 순조롭지 못해 발생된다고 인식해 처방과 치료를 하였다고 나온다. 이후 내의 전순의와 허후가 왕의 증상이 차도가 있다고 하며, 심지어 문종에게 활 쏘는 것을 구경하고 사신에게 연회를 베풀도록까지 하였으나 결국 4일 후에 문종은 사망하고 말았다.

 바로 이때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왕의 치료에 대해 수양대군이 언급하는 부분이 나온다. 수양대군은 어의와 대신들이 제대로 종기 치료를 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데, 왕의 사망과 더불어 의관들의 관직을 모두 박탈하고 청지기나 아전으로 강등시킨 것을 보았을 때, 아마도 어의들의 오진으로 선왕이 사망했다고 파악한 것 같다.

 이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판단으로 생각된다. 문종은 원래 종기 치료를 위해 ‘발운산’이라는 처방과 ‘두탕’이라는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발운산에 대해 설명하기를 ‘풍독이 위로 올라와서 눈이 침침해지고 눈동자에 이물이 끼며 간지럽고 아프며 눈물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돼 있다. 따라서 문종의 종기는 아마도 열독이 위로 올라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콩은 원래 성질이 평이하지만, 탕으로 만들면 그 성질이 차가워져서 번거로운 열을 식혀 주고 모든 독을 없애는 효능이 증폭된다고 기록돼 있기에, 역시 종기의 원인을 열독으로 보고 치료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종이 사망할 때의 진단은 이와 반대였다. 여태까지의 치료와는 다르게 오히려 종기의 원인을 차가운 기운으로 파악하고 처방을 하는 기록이 나온다. 당연히 그 처방은 한랭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인삼이나 부자와 같이 열성이 있는 약물로 이뤄졌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말로 그랬다면 일시적으로는 기운을 차리는 것 같았겠지만, 결국 몸속의 나쁜 화열(火熱)에 기름을 부은 효과를 가져와 오히려 병세가 악화됐을 것이다. 왕의 종기는 급격히 악화되고, 이로 인해 문종은 사망한 것 같다. 이렇듯 한순간의 오진(誤診)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항시 의사는 재삼재사 숙고해 올바른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피부에 일어나는 종기를 치료할 때도 이렇게 내부의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한다. 그리고 실제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피부 증상 또한 외부 감염보다는 오히려 내부의 균형이 깨져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외과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이나 내부 몸 상태를 다스리는 한약을 항상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몸에 좋다고 아무 약이나 함부로 먹었다가는, 문종처럼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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