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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과] 조카 죽인 스트레스가 우울증 불러
글쓴이 : 전산실 날짜 : 2012-12-11 (화) 14:24 조회 : 5245

 세조 12년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재미난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세조가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왠지 ‘현호색(玄胡索)’이라는 약재를 복용하면 평소의 지병이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복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약재를 복용했더니, 비록 꿈속에서지만 정말로 가슴과 배의 아픈 증세가 줄어들었다면서 그것이 무슨 약인지를 묻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한계희가 현호색은 ‘가슴과 배의 통증을 치료하는 약재’라고 아뢰고 난 후, 실제 현실에서도 현호색(玄胡索)을 가미(加味)한 칠기탕(七氣湯)이라는 처방을 달여서 임금님께 올렸더니, 과연 세조의 병환이 나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래 현호색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성이 없는데, 기혈순환을 촉진시켜서 몸속의 어혈이나 각종 응어리진 것들을 부수고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약재다. 주로 가슴이나 배에 있는 어혈을 없애 통증을 진정시키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처방에 현호색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칠기탕’이라는 탕약을 쓰고 거기에 현호색을 가미해서 처방을 했다는 사실이다.

 원래 칠기탕은 신경정신과적 원인으로 생긴 가슴과 배의 통증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기울증(氣鬱症)에 쓰인다. 말 그대로 기가 울체되는 증상인데, 이는 마치 학교에 가기 싫어하거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는 아이를 억지로 학교에 보내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거리게 되는 통증과 유사한 증상을 얘기한다. 막상 검사를 해보면 가슴이나 배 등에 실제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진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조는 자신의 친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물론 신하들의 힘에 좌지우지되는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는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고, 이는 실제 기울증으로 전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세조에 관해서는 유독 꿈 얘기가 많이 나온다.

 야사에는 자신이 죽인 조카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 권씨가 세조의 꿈에 나타나 침을 뱉었는데 그 침방울이 튄 자리마다 종기가 생겨 썩기 시작해서 등에 풀칠한 것처럼 돋아났고, 여름이 되면 더욱 심해 임금의 옥체에서 고름 썩는 냄새가 나니, 문둥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또한 금강산 진주담에서 피부병 치료 중 꿈에 문수보살을 만난 이후, 이를 근거로 세조는 원각사(圓覺寺)라는 큰절을 지었다고 하는데, 이 또한 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었나 싶다.

 몇 년 전에 강원도 상원사에서 피고름이 묻은 속옷이 발견된 것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아주 그러한 피부증상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현호색이라는 약재를 사용하게 된 것도 꿈속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니, 세조의 잠자리는 무척이나 뒤숭숭했던가 보다.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세조는 실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여기서 칠기(七氣)는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을 말함인데, 어떤 이는 칠정(七情)이라고도 하니 역시 서로 통한다. 요새 말로 하면 스트레스 과도라고 하겠는데, 일곱 가지 감정 모두가 원인인 것이 특이하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기 전날 두근거리는 즐거움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즐거운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울증 또한 한의학적인 치료방법 외에는 치료방법이 별로 없다. 물론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환경에 있을 수 있다면, 가장 완벽한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일은 속세를 떠나기 전에는 어림없는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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