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체의료, 그 용어의 정리
'대체의료(Alternative Medicine)' 이라는 용어 자체는 서양의학 중심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것으로, 정통 서양의학이 아닌 의학의 개념들과 각 민족의 고유의 전통의학들을 뭉뚱그려 대체의료, 또는 보완의학 (Complementary Medicine)이라는 정의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를 본다면, 한의학이 오히려 역사가 더 긴 정통의학이고 한의학과 서양 정통의학이 빠진 기타 분야가 대체의료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서양에서 정의한 대체의료에서는 가장 큰 부분이 동양의 한의학을 지칭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용어를 시행하여야 하는 필요성은 크지만, 이미 10년 이상, 그리고 요즈음은 폭발적인 속도로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음을 감안하여 용어를 만든 서구의 정의에 입각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2. 대체의료의 역사
수천년, 아니 인류가 존속하고부터 있었던 의료의 역사가 결국은 대체의료의 역사가 되겠지만, 요즈음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 개념의 대체의료 체계의 정리는 미국의 국립보건연구원(NIH)이 중심이 된 것이므로 미국 내의 대체의료 체계정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로 한다. 대체의료이라는 용어는 예전부터도 간헐적으로 쓰여졌었으나, 1980년대부터는 주로 비 정통의학 (Unorthodox Medicine 혹은 Unconventional Medicine) 이라는 용어로 불리다가 널리 일반에서 정통의학이 아닌 대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실제적 이용이 증가하면서, 드디어 대체의료이라는 용어로 정리체계를 갖추면서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체의료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현재 대체의료이라는 용어는 다시 새롭게 보완대체의료(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이라는 용어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3. 한의학과 대체의료의 비교
한의학과 대체의료에 생명현상에 대한 인식은 곧 인간을 우주와 자연의 일부로서의 상관론적인 인식을 의미하며 아울러 인체 내부에서는 육체와 정신 및 기능과 구조의 종합적, 전체적, 유기적, 주관적 인식의 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즉 모두가 평균상태로서의 건강, 환경의 중요성, 정신과 신체의 상호의존성, 자연본유의 치유력을 인정하였으며, 육체와 정신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면서도 그들의 사회적, 정신적 환경을 더욱 고려하여 환자를 취급했다. 따라서 대체의료에서의 생명관과 한의학에서의 생명관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간을 자연과 대립보다는 조화의 일부로서의 동질성과 인체 구성 측면에서도 육체와 정신 및 영혼의 조화로운 합일체로의 인간의 생명체를 인식하는 면에서 서로 부합되고 있다고 사료된다.
치료원리 면에서도 대체의료의 치료관은 각자의 원래의 회복능력을 자극하여 스스로의 치료를 유도하며, 치료의 대상이 질병 자체 라기보다는 개인 전체가 된다. 또한 증상이란 공격해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증상은 근원적인 불균형, 위약성, 체질 등을 알아내는 지침으로 이용되며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한의학의 치료관 또한 국소적인 증상만을 제거하는 국소적인 치료라기보다는 전체성 치료의 특징을 내포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체성 치료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환자에 대한 인식을 조화가 깨어진 하나의 생명체로 생각하고 치료하는 입장으로 그 부조화가 아무리 국소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그 개체가 보이고 있는 불완전상태의 표현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치료라는 의미 또한 그 개체 전체의 불완전상태를 개선해 나가는 치료법을 의미한다 하였다. 또한 한의학의 특징적인 치료원리로 ‘不調和類型’을 들 수 있는데, 이는 한방적 치료의 기본 틀을 제시해 주는 원리로 치료란 이 같은 불균형상태를 균형 상태로 되돌려 놓아 인체의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즉 부조화유형의 의미는 환자의 신체적 불균형 상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신체의 불균형 상태는 또한 환자의 생리 및 심리상태 등을 총체적으로 나타낸다. 한의학은 총체적 의학으로 어떠한 증상도 전체와의 관계를 떠나서는 이해될 수 없다. 그리고 한방치료의 주요 수단 중의 하나인 한약에는 작용과 반작용의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어떤 한약재는 길항과 반길항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이것이 생체 내에서 필요한 쪽으로 움직이며 작용하는 것으로 결국 한약에는 억제와 촉진의 양방향이 있어 이것을 통제함으로써 생체의 항상성적인 조화를 유지한다고 본다.
결국 대체의료이나 한의학의 치료원리 면에서는 모두 질병을 국소적인 인식보다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전체성 치료라는 공통점을 볼 수 있다. 또한 대체의료이나 한의학에서 증상이란 공격과 제거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조화와 공존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치료원리 면에서 볼 때도 ‘不調和類型’이 치료의 기본 틀을 제시해 주명, 치료란 이 불균형상태를 균형 상태로 되돌려 놓아 인체의 조화를 회복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4. 대체의료의 분야
대체의료의 치료법 가운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치료법은 대략 30~40여 종류가 있으며, 일부는 한방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 있고 일부는 한의학의 범주내에서 응용하여 보다 더 한의학의 치료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대체요법의 분류를 살펴보면, The Hamlyn Encyclopedia of Complementary Health(1996)는 대체요법을 보완요법이라고 하여 치료범주에 의해 분류하고 있다. 즉 치료범주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동양적인 치료법(Eastern Therapy), 수기요법(Manipulative Therapy), 자연적인 치료법(Natural Therapy), 능동적인 치료법(Active Therapy), 외부적인 힘을 내포한 치료법(Therapy Involving External Power)등으로 분류하여 구체적인 치료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약으로서 알려진 약을 쓰지 않고 공기, 광선, 물, 열, 마사지 등의 자연의 힘을 빌려 치료한다는 자연의학(Naturopathic Medicine), 명상을 통하여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상태의 균형을 맞추어 줌으로써 치료 효과를 노리는 명상요법(Transcendental Meditation),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에너지의 복합체의 결합이란 의미의 요가(Yoga), 기공치료(Qigong Therapy), 전 세계적으로 약 250,000 ~ 500,000 가지의 식물 중 현재로서는 약 5,000 가지 정도의 잎이나 뿌리나 열매를 적당히 섞어 먹음으로써 치료 효과를 얻는 생약요법(Herbal Medicine),꽃을 이용하여 직접적으로 신체 및 정신의 양면으로 감정의 상태를 호전 시키려는 꽃 요법(Flower Remedies), 식물이나 생약으로부터 추출한 정유를 사용하여 그로부터의 향기를 가지고 치료하는 향기요법(Aromatherapy), 소리 치료와 음악 치료를 포함하는 소리 요법(Sound Therapy), 꽃을 피우고 채소를 가꾸고 식물을 키우는 원예 행위를 통하여 환자에게 자신감(Confidence)과 자존심(Self-esteem)을 길러 주는 원예요법(Horticulture Therapy), '인체의 특정한 부위에는 외부 자극에 특별히 예민하고 그 부위를 자극하면 체내의 다른 부위에 반사 반응을 일으킨다는 전제 하에, 마사지나 지압술 또는 열자극을 가함으로써, 그 국소 뿐만 아니라 전신의 건강까지도 증진시킨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 요법으로 발 반사 요법 (Foot Reflexology)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반사요법(Reflexolgy), 벌독을 이용한 봉침요법(Bee Venom Therapy), 신체의 접촉을 이용한 접촉요법(Touching), 소위 초능력자가 특수한 심령적 시술을 환자에게 행하는 심령치료법(Psychic Healing) 둥이 있다.
동종요법(Homeopathic Medicine)은 이열치열과 비슷한 철학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 어떤 물질(약물)을 투여했을 때, 어떤 질병에서 생기는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그 '같은 종류의 물질'을 사용하여 그 병도 치료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독일 의사 Samuel Hahneman이 1810년에 인술의 원칙(Organon of the Art of Healing)이라는 책을 펴냄으로써 확산되기 시작한 의술이다.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그것과 유사한 물질을 다량 사용하면 질병의 증상을 일으킬 것이고 적당량을 사용하면 질병의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수많은 약물 중에서 가장 유사한 중상을 일으키는 것을 하나 골라서 그 사람의 체질과 질병의 과정을 고려하여 그 약을 희석하여 투여한다. 그런데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심지어 신비롭기까지 한 사실은, 그 약을 희석하면 희석할수록 약효는 더 강하게(potent)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동종요법의 핵심적인 철학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다' 라는 것이다.
중금속 제거 요법(Chelation Therapy)은 인체에 필요 이상의 중금속(Heavy Metal)이 축척되면 만성 피로 증후군이나 우울증을 비롯한 많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중금속을 체외로 제거시켜 줌으로써 질병을 치료도 하고 예방도 하는 요법이다. 해독요법(Detoxification Therapy)은 절식요법, 식이요법, 장요법, 비타민C 요법, 발열요법 등을 사용하여 대기권, 물, 음식, 토양 등으로부터 수많은 오염 물질이나 화학적 독소들에 노출되어 체내에 축적된 독소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상기한 대체의료의 영역들은 아직도 그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부분이 매우 많으므로 무비판적인 수용은 건강의 해악으로 작용할 여지가 매우 많다. 이 뿐만 아니라 무절제한 새로운 유행의 의학으로 받아들일 일은 더더구나 아니며, 비판적인 시각은 유지하되, 과학적인 검중의 과정을 거쳐 이로운 분야는 임상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통합의학 (Integrative Medicine, Integrated Medicine, Holistic Medicine)등 동 · 서양 대체의료의 모든 부분이 만나서 인류의 건강을 위한발전이 궁극적으로 달성되어야 하겠으나 그 접근에는 많은 조심과 사려 깊은 연구, 검증 등을 통해 미래의학의 기틀을 마련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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