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의학 학파(學派) 한국 한의학의 학파를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은 첫째, 학술사상 혹은 연구과제가 있음, 둘째, 저명한 인물이 있음, 셋째, 반드시 저술이 세상에 알려져야 하며 후세에 영향을 끼쳐야 함 등의 세 가지가 있다. 한국 한의학의 학파 분류는 첫째, 같은 학설, 둘째, 같은 의서편찬의 경향, 셋째, 같은 독자적인 이론체계를 가진 경우 등을 같은 학파에 분류해서 고찰해나갈 수 있다 . 한국한의학의 학술유파는 향약학파(鄕藥學派), 동의보감학파(東醫寶鑑學派), 사상체질학파(四象體質學派), 의학입문학파(醫學入門學派), 경악전서학파(景岳全書學派), 의역학파(醫易學派), 동서의학절충학파(東西醫學折衷學派), 부양학파(扶陽學派), 경험의학파(經驗醫學派), 동의침구학파(東醫鍼灸學派), 양생의학파(養生醫學派), 동의상한학파(東醫傷寒學派), 구급의학파(救急醫學派), 소아학파(小兒學派), 외과학파(外科學派) 등 15종류로 구분된다.
첫번째, 향약학파(鄕藥學派)는 향약(鄕藥:국내산 약재)과 관련된 의서(醫書)와 본초학(本草學) 관련 저작들, 생활의학(生活醫學) 관련 서적들을 포함한다.
두번째, 동의보감학파(東醫寶鑑學派)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잇는 학파를 말한다. 이 학파에 속하는 인물과 저술은 허준(許浚), 주명신(周命新)(『의문보감(醫門寶鑑)』을 1724년 편저), 강명길(康命吉)(『제중신편(濟衆新編)』을 1799년 저술, 『통현집(通玄集)』지음), 정조대왕(正祖大王)(『수민묘전(壽民妙詮)』지음), 저자 미상의 『의감집요(醫鑑集要)』, 이이두(李以斗)(『의감책정요결(醫鑑刪定要訣)』지음), 한병연(韓秉璉)(『의방신감(醫方新鑑)』을 1914년 출간), 이준규(李峻奎)(『의방촬요(醫方撮要)』를 1918년 발간), 이영춘(李永春)(『춘감록(春鑑錄)』을 지음. 1927년에 간행됨), 김홍제(金弘濟)(『일금방(一金方)』을 지음. 1927년에 간행됨), 김정제(金定濟)(『진료요감(診療要鑑)』을 지음) 등이 있다.
세번째, 사상의학학파(四象體質醫學派)는 이제마(李濟馬)의 사상체질의학론을 바탕으로 하는 유파를 말한다. 이제마가 사상체질의학을 창시한 후에 그의 학설은 장봉영(張鳳永), 행파(杏坡 ) 등에게 전수되었고 이것이 중국의 연변(延邊)으로 전입(傳入)된 후에 연구하는 자들이 더욱 많아져서 김양주(金良洙)로 대표되는 연길파(延吉派), 김구익(金九翊)으로 대표되는 용정파(龍井派), 정기인(鄭基仁)으로 대표되는 동불파(銅佛派)로 갈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네번째, 의학입문학파(醫學入門學派)는 대표적인 인물이 유성룡(柳成龍)이다. 이 학파에서 중요한 인물로 취급되어야 할 의인(醫人)으로 김영훈(金永勳)이 있다. 그는 생전에 『수세현서(壽世玄書)』를 지었고 사후에는 그의 門人 이종형(李鍾馨)이 그의 처방과 의론들을 모아 『청강의감(晴崗醫鑑)』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다섯번째, 경악전서학파(景岳全書學派)는 『경악전서(景岳全書)』를 바탕으로 하는 학파이다. 『경악전서』가 인용되어 있는 조선의 의서가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이 학파의 실존에 대한 규명이 더욱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섯번째, 의역학파(醫易學派)는 의역학(醫易學)에 대해 주역적(周易的) 관점의 접근, 오운육기학적(五運六氣學的) 접근, 명리학적(命理學的) 접근의 세가지 방향에서 논의되었다. 오운육기론(五運六氣論)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는 윤동리(尹東里)(1705-1784), 명리학(命理學), 오운육기학(五運六氣學), 주역학(周易學) 등을 한의학에 연결시킨 한동석(韓東錫)(1911-1968), 『의역동원(醫易同源)』, 『의역한담(醫易閑談)』 등의 의역관련 서적들을 저술하면서 의역학(醫易學) 발전에 기여한 이정래(李正來) 등이 이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일곱번째, 동서의학절충학파(東西醫學折衷學派)는 서양의학과의 절충을 꾀하였던 한의학자군들이다. 이익(李瀷), 정약용(丁若鏞), 박지원(朴趾源), 이규경(李圭景), 최한기(崔漢綺) 등 조선후기에 서양의학을 소개하는 정도 수준에서 그친 인물들과 남채우(南采祐)(1872-?), 도진우(都鎭羽), 조헌영(趙憲泳)(1900-1988)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동서의학(東西醫學)을 비교하고자 시도한 학자등 다양하다.
여덟번째, 부양학파(扶陽學派)는 부양론(扶陽論)을 주장하여 자신의 의론(醫論)을 편 이규준(李圭晙)(1855-1923)이 선도한 학파이다. 최근 석곡(石谷) 이규준(李圭晙)의 유일한 현존 제자인 무위당(無爲當) 이원세(李元世)의 강의를 정리한 『의감중마강좌(醫鑑重磨講座):백병총괄편(百病總括篇)』이 간행되어 이규준(李圭晙)의 의학사상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의 후학들이 지금도 소문학회(素問學會)라는 정식 학회를 구성하여 학문적 사승관계를 계속이어가고 있다.
아홉번째, 경험의학파(經驗醫學派)는 사변적(思辨的)인 의론(醫論)을 극단적으로 절제하고 필요한 증상(證狀)과 치료법(治療法)만을 기록하고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는 형식의 의서기술법(醫書記述法)을 통해 요점이 되는 것만 전달하고자 노력한 의가들로 구성되어져 있는 학파를 말한다. 이에 속하는 의가 및 의서는 『사의경험방(四醫經驗方)』(조선 후기), 황도연(黃度淵), 이인재(李麟宰), 김우선(金宇善), 문기홍(文基洪), 홍순승(洪淳昇), 이상화(李常和) 등이다.
열번째, 동의침구학파(東醫鍼灸學派)는 한국의 독자적인 침구술을 구현하고자 노력한 의가들로 이루어진 학파이다. 이 학파에 속하는 인물은 허임(許任), 유성룡(柳成龍), 사암도인(舍岩道人), 이형익(李馨益) 등이 있다.
열한번째, 양생의학파(養生醫學派)는 양생의 이치를 치료원칙으로 삼고자 한 의학유파를 말한다.
열두번째, 동의상한학파(東醫傷寒學派)는 한국에 맞는 상한론(傷寒論)을 보급하고자 노력한 일련의 학술유파를 말한다. 이에는 박호풍(朴鎬豊), 채인식(蔡仁植) 등이 속한다.
열세번째, 구급의학파(救急醫學派)는 한국의 구급의학의 전통을 계속 이어간 학파를 말한다.
열네번째, 소아학파(小兒學派)는 소아과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한 의가들이 이어온 학문적 계파이다. 조정준(趙廷俊)의 『급유방(及幼方)』으로부터 시작하여 임선봉(任瑞鳳)의 『임신진역방(壬申疹疫方)』, 이헌길(李獻吉)의 『마진방(麻疹方)』, 정다산(丁茶山)의 『마과회통(麻科會通)』, 이원풍(李元豊)의 『마진휘성(麻疹彙成)』등으로 이어지고, 구한말부터 일제시대까지 최규헌(崔奎憲: 1846-?), 노광리(盧光履) 등으로 이어진다. 열다섯번째, 외과학파(外科學派)는 외과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한 의학유파이다. 이에는 임언국(任彦國)과 백광현(白光炫)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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