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사장 이재동·이하 한대협)가 전국 한의대 및 한의전 교수들이 모인 총회를 개최하고, 일차진료의사로서 역량을 갖춘 한의사 양성을 위한 교육평가제도 구축을 목표로 한 한의학교육 개선사업을 본격화했다.
한대협은 지난 4일 75명의 회원 중 58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경교육센터 대회의실에서 총회를 개최, 지난해 12월14일 창립총회 이후 진행된 회무경과를 보고하는 한편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계획 및 이에 따른 예산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이재동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세계의학교육계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임상역량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개편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의계 내에서는 이미 한의학교육 개편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실제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질병을 진단함에 있어 표준질병사인분류를 활용하면서도 정작 진단에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하루 빨리 한의학교육을 개편하고, 이를 검증하는 한의사국가고시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절실함에 코로나19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부득이하게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축사에서 “한의협 제43대 집행부는 한의사가 침·한약 같은 도구의 전문가가 아니라 질병의 전문가로서 거듭나기 위한 회무 추진에 집중해 왔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의사수 부족 및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의 보건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는 한의계의 교육에도 커다란 변화를 해야하는 시기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한의사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한의대에서는 무엇을 교육할 것이냐는 우리 내부의 필요성만으로도 한의대 교육 개편의 당위성은 충분하다”며 “이 자리에 앞으로 한의사의 역할영역에 제한을 없애고, 이를 통해 온전한 의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향후 한의사가 해야 할 역할, 한의대 교육의 혁신 방안은 물론 통합교육은 어떻게 시행돼야 하는지까지도 논의되는, 명실공히 한의사의 미래를 만드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상우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장은 “국가고시에서 실기시험 도입이 의사는 2009년부터, 치과의사는 내년부터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사회에서는 한의사들에 대한 질 검증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한의학교육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의 창이 열린 만큼 앞으로 이상적인 한의학교육 개편을 위해 세심한 전략 마련은 물론 한의계 모든 구성원의 열정과 시간, 노력이 투자돼야 할 것이며,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진 총회에서는 △창립총회 개최 경과 및 활동 △사단법인 등록 준비사항 등이 보고된 데 이어 감사로 최성열 가천대 한의대 교수·정현종 원광대 한의대 교수가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또한 ‘한의학 기본의학교육의 표준 설정과 질 향상 지원 및 관리’라는 한대협 설립의 최종 목표에 따른 단기 및 중장기 사업 추진방향에 대한 설명과 함께 1단계로 추진될 한의학 기본교육 평가제도 개선 기반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 추진 등이 포함된 올해 주요 사업계획을 원안대로 통과하고 이에 따른 예산 1억8700여만원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대협은 최종 목표의 달성을 위해 △현대 의료인으로서의 한의사상 정립과 좋은 한의사 양성 △한의학 기본의학교육의 표준화 및 질 향상 △한의학 기본의학교육기관으로서의 역량 강화 △한의학 교육과정 평가제도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한의학 교육제도와 기본교육과정 평가제도를 개선, 기초종합평가와 임상종합평가 및 실기시험을 실시하고 관리해 나가는 한편 한의학 졸업 후 교육과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역량 강화 지원 등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대협은 △1단계: 기본교육 평가제도 개선기반 구축(2020년) △2단계: 한의학 기본교육 기초종합평가 도입(2021∼2022년) △3단계: 임상표현형 종합평가 및 실기시험 도입(2023∼2025년) 등 단기 및 중장기적인 사업 추진계획 아래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이같은 한대협의 한의학교육 개선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올해에도 한의협의 지원 아래 한대협은 △한의학 영역별 학습목표 및 표준교육안 개발 △기초종합평가 실행방안 및 표준교재 개발연구 △한의사 국가시험 문항개발지원 등의 연구용역사업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총회와 함께 △통합의대 도입·개편 제언(최문석 한의협 부회장) △교육 개선 관련 연구발주계획(송미덕 한의협 부회장) △한의학교육 혁신-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신상우 한평원장) △한의사국시위원회 한의사국가고시 방향(고호연 한의사국시위원회 간사) 등 향후 한의대교육 개선을 위한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발표 이후 한대협 총회에 참석한 한의대 교수들은 한의협이 제언한 통합의대 도입 방향성에 공감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