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소아청소년위 부위원장 논문 발표···“건강증진에 도움 93.18%” 체질에 맞는 건강 상담이 가장 큰 장점, 체계화된 매뉴얼 반드시 필요
이승환 소아청소년위원회 부위원장
한의사 교의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학습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염병 전문 의료인으로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승환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한예방한의학회지와 세명대학교 한의학연구소 논문집에 ‘학부모의 한의약 이용 경험에 따른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인식 조사?초등학교 성교육을 중심으로’와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한의사 교의의 감염병 교육 효과 설문조사’ 등 두 편의 논문을 각각 게재했다.
‘학부모의 한의약 이용 경험에 따른 한의사 교의사업에 대한 인식 조사?초등학교 성교육을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논문을 통해서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한의사 교의의 건강교육이 성교육, 건강증진,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으며, 특히 체질에 맞는 건강 상담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학습능력 향상, 학부모들로부터 큰 지지 얻어
서울특별시한의사회와 서울시교육청의 교의사업 업무협약을 통해 지난 2015년부터 종로구 소재 운현초등학교에서 한의사 교의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환 부위원장(서울지부 교의교재위원장)은 지난해 5월 전 학년 학부모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에게 진행했던 성교육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많은 질문과 의견들이 오고갔으며, 이후 참석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모바일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92명의 학부모가 설문조사에 응한 가운데, 연구 논문 작성에 동의한 학부모 88명의 응답 자료를 분석한 결과 80.68%가 ‘평생 한의약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자녀의 한의약 이용 경험은 45.45%로 나타났다.
또한 한의사 교의가 수행하는 성교육에 대해 90.01%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으며, ‘학생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됐다’는 93.18%,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90.01%로 확인됐다.
학부모들이 생각하는 한의사 교의의 장점으로는 ‘체질에 맞는 건강 상담’을 꼽았고, 앞으로 한의사 교의 사업이 필요한 분야로는 ‘일상생활과 건강관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와 관련 이승환 부위원장은 “처음 한의사 교의 수업을 준비할 당시 교육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논문을 찾아봤다”면서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수행된 한의약 공공보건사업에 관련된 연구는 총 56편으로, 1년 평균 2.2건의 연구가 진행돼 연구의 양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한의사들이 봉사활동을 비롯해 여러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활동들의 효과가 통계화, 논문화되지 않으면, 의미를 잃기 쉽다”며 “지속적인 보건사업으로 이어지고, 더 많은 한의사가 동참할 수 있으려면 체계화된 매뉴얼과 논문, 보고서 등 근거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에는 이승환 부위원장을 비롯해 서울시한의사회 이세연 부회장, 세명대 한의대 박정수·성현경·고호연·신선미 교수 등이 함께 참여했다.
감염병 전문 의료인으로서 인식 제고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한의사 교의의 감염병 교육 효과 설문조사’ 논문에 따르면, 한의사 교의를 통해 감염병 교육을 받은 초등학교 4·5·6학년 학생들이 교육 전보다 감염병 예방에 관한 지식 점수가 상승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2019년 서울시내 1개 초등학교에서 진행한 감염병 교육 전후 설문지를 통해 교육효과를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설문 결과, 교육 후 학생들의 감염병 지식 점수와 문항별 정답률이 상승했으며, 이는 과거 한의사 교의가 수행한 성교육 전후 설문조사와도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손 씻기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문항은 교육 전 정답률 3.8%에 불과했지만 교육 후 93.5%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학생들이 그동안 감염병 예방에 있어 손 씻기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교육을 통해 손 씻기의 실천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됐다.
한의사 교의의 감염병 예방 교육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10점 만점 기준 중 평균 8.1점으로 답했으며, 성별 만족도 차이는 없었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환 부위원장은 “코로나 19가 대유행하기 전 감염병 예방 교육 요청으로 몇 년간의 교의 활동 덕분에 한의사가 감염병 전문 의료인으로서의 인식이 제고된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 감염병은 한의사들이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분야”라고 밝혔다.
교의활동, 한의약 숲 이루는 ‘긍정적 씨앗’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교의사업으로 108개 학교와 개원 한의사를 연계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 단장을 통해 102명의 교의와 139개 학교가 모집됐다.
이승환 부위원장은 “기존 개원의 중심에서 부원장 및 개원준비 중인 한의사들의 참여로 사업이 확대돼 교육준비에 따른 시간적 여유와 원거리 출강이 가능해졌으며, 현재 139개 학교에 1~3명의 교의가 배정됐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또 “시의회에서 올해부터 교의사업 예산으로 1억8천만 원이 새롭게 배정돼 출강하는 교의들에게 적정한 강의비가 지급되기에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건강 교육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는 서울시한의사회의 교의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 한의약을 통해 소아 청소년의 건강을 도모하는 한편 지난 2021년부터는 공보의 교의 사업도 지원해오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향후 소아청소년위원회 산하에 공보의 활동 담당 소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공보의 교의사업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돼 많은 학생들이 한의약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면서 “한의약에 대한 긍정적인 씨앗들이 훗날 큰 숲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