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은 2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최근 내려진 리도카인 사건 2심 재판부 판결에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한의협 3만 한의사 일동은 즉각적인 상고이유서 제출과 함께 한의사의 리도카인 활용은 정당한 의료행위라는 대법원의 합리적이고 합헌적인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22년 12월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은 합법이라는 합리적인 판결을 내리며 “한의사의 한방의료행위와 의사의 의료행위가 전통적 관념이나 문언적 의미만으로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것은 아닐 뿐더러, 의료행위의 개념은 의료기술의 발전과 시대 상황의 변화,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과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며,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발전 양상을 반영하여 전통적인 한방의료의 영역을 넘어서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 판결에서는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시술한 것이 적법하다는 2016년 7월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해 치료의 영역에서도 위 법리가 적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던 바 있다.
한의협은 “의료행위라 함은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것인데, 진단에만 국한해 전통적인 한방의료의 영역을 넘어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보건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사회통념에도 전혀 부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또한 현행 한의약육성법에서 ‘한의약’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韓藥事)’라고 정의한 규정만 보더라도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말한 한의사의 의료행위 영역이 진단의 범주로 축소해석돼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의협은 “따라서 한의사의 리도카인 활용을 제한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심 재판부의 판결은 이러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와 현행 규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한의약을 전통에만 묶어두어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보건권 보장에 역행하는 판결이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의협은 “더 나아가 이는 이 순간에도 진료실과 연구실에서 전통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계승,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3만 한의사들에게 무력감과 분노를 유발케 하는 판결”이라며 “한의사의 리도카인 사용 금지 조항이 없고 이로 인한 어떠한 법익 침해도 발생하지 않음에도 불구, 법기술적 해석만을 통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헌법 제13조에 규정된 죄형법정주의를 무시하고 선량한 한의사를 전과자로 만든 위헌적인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의협은 “3만 한의사 일동은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과학적·현대적으로 발전된 한의약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해야 할 소명을 부여받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한 채 법기술적이고 기계적인 의료이원화의 굴레를 씌워 이 같은 소명을 방해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한의진료를 환자에게 제공하려는 한의사들의 노력을 원천 차단한다면 총력을 다해 이를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한의협은 “3만 한의사 일동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심 재판부의 유감스러운 판결에 대해 상고이유서를 제출함으로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역행한 본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강하게 규탄하고, 대법원의 합리적이고 합헌적인 판단을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