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임원진, 한국재택의료협회 학술제서 한의돌봄 방향 모색 윤성찬 회장 “한의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성공적 추진에 최선” 김동수 교수, 부천시 ‘한·양방 협진’ 운영 사례 통해 비전 제시 ‘한·양방 협진’ 결과 분석, “의료서비스의 질 등 환자 만족도 높아”
한국재택의료협회(회장 김종희)가 6일 동국대 남산홀에서 ‘돌봄과 의료, 함께 나아가는 미래’라는 주제로 첫 번째 춘계학술제를 개최한 가운데 다학제 기반 돌봄에서의 한의약의 역할과 한의과·의과 협진 모델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전국 재택의료센터 및 방문진료 참여 기관 136개소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학술제에선 초고령사회를 선도적으로 맞이한 일본과 대만의 재택의료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초고령화 사회,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민을 위한 재택의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을 고려한 통합적 의료 돌봄을 실현하는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어 “한의협도 현재 시행 중인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시범 사업 이후 본 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한의학이 언제나 국민 곁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장은 “통합돌봄의 시대, 한의계는 장애인, 어르신, 호스피스 대상자에 이르는 다양한 돌봄 수요자에 대한 한의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변화하는 의료 현장에 적극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특히 내년 시행될 ‘통합돌봄법’을 앞두고 돌봄의료에서의 입지 확대뿐만 아니라 다학제 돌봄에서의 한의 모델 구축과 더불어 다학제적 연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혜화관에 마련된 세션2(재택의료의 실제)에선 김동수 동신대 한의대 예방한의학과 교수가 ‘돌봄에서의 의과·한의과 협력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경기도 부천시의 ‘양·한방 협진(시범운영)’을 통한 다학제 기반 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김동수 교수에 따르면 현재 정부의 한의CPG(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도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 불안장애, 고혈압, 중풍 등 폭 넓은 주요질환을 다루고 있으며, 최근 WHO에서도 보고서를 통해 일차진료에 있어 성공적인 통합의료 모델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병행치료 사례를 꼽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부천시는 지난해 ‘통합건강돌봄사업’의 일환이자 대상자 발굴 확대와 방문진료서비스의 질 제고를 위해 ‘한·양방 협진’을 시범 운영하는 한편 동신대 한의대 연구진과 연계한 협진 대상자 연구에 착수했다.
부천시 사업에서 한의사는 주로 대상자의 처방과 진단을 위해 의사와 협력하며, 의사는 통증 관리를 위해 한의사와 협력하는 시스템으로, 한·양방 협진의 경우 상호 의뢰로 이뤄졌다.
이에 김동수 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통합건강돌봄사업’의 지원을 받은 △A(양방)의원 단독 방문진료 환자 33명(44.0%) △B한의원 단독 방문진료 환자 24명(32.0%) △의과·한의과 협진 방문진료 환자 18명(24.0%)을 대상으로, 방문형 의료관리카드·전자의무기록 정보를 통해 대상자의 기본적 특성과 건강상태를 파악했으며, 진료 후 만족도 관련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분석결과 ‘한·양방 협진’에 참여한 대상자의 경우 △의료서비스의 질(88.8±14) △원하는 치료였는가(87.5±13.9) △환자 수요 충족 여부(87.5±13.9) △타 환자에 추천 여부(91.3±12.2) △문제 해결에 도움 여부(81.3±19.3) △향후 협진 참여 여부(91.3±15.8)에서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인 반면 △방문 횟수(61.3±28.7)에선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과에서 한의과로 의뢰된 대상자는 총 9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통증 관리를 위해 의뢰된 대상자는 7명으로, 이들의 초기 의과 배정 사유는 △근골격계 통증 관리 3명 △신체 재활 2명 △기본 진료 1명 △치매 등의 인지기능 관리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김동수 교수는 “대상자가 의과에 배정됐으나 대상자의 수요에 따라 한의과와 협진이 이루어진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면서 “현재 각 지자체의 통합돌봄 사업에선 대상자가 한의과와 의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나 본 연구의 양·한방 협진 모델을 통해 수요자의 선택권을 일부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원활한 협진 및 사례관리를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번 연구의 만족도 조사 평균은 84.7점으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가장 낮은 점수 항목은 방문 횟수인 만큼 향후 만족도에 따른 참여 의료인 확대를 위한 시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초기 대상자에 대한 한·양방 배정 시 지자체 담당자의 이해도 제고를 위해 연구 내용이 고려돼야 하며, 주기적 한·양방 공동 사례회의가 필수적이나 근무시간이 끝난 후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수가 반영 등의 대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범 운영에 참여한 김범석 부천시한의사회장은 “방문진료 현장에 막상 가보면 대상자들이 다양한 의료·돌봄 욕구를 가지고 있었는데 통증 관리(의뢰사유)로 방문했는데 우울증과 인지기능 저하의 문제 목록을 찾아내 침·뜸 치료 등의 한의진료로 기대이상의 효과를 낸경우와 함께 중풍후유증 와상 환자 진료 중 연하 재활시행을 통해 흡입성 폐렴 재발을 막기도 했으며, 와상환자의 소변불리의 문제를 지속적인 뜸 치료를 통해 해결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한 “지나친 다제약물 복용 사례도 발견해 의과에 의뢰, 약물 복약을 조절해 부작용을 개선한 사례 등 한의방문진료를 통해 의과와의 협업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한국재택의료협회는 ‘돌보는 의료’를 핵심 가치로, 의료와 돌봄의 연대를 촉진해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환자의 건강한 삶을 일궈나가고자 지난해 6월 발족한 단체다.
한의계에선 김범석 이사(부천시한의사회장), 방호열 돌봄시민위원(한의재택의료연구회장), 김나희 참여소통위원(대전 민들레한의원장) 등이 참여해오고 있다.
|